9월 순교자성월 밀이삭 모임 "새남터 - 왜고개 성지순례"
이번 순례는 박해 당시, 처참하게 부서진 순교자들의 유해를 몰래 수습해 안장했던 박순집 베드로의 기록을 따라 걷는 순례길이었어요.
박순집 베드로는 순교자는 아니지만
새남터에서 순교하신 베르뇌 주교님, 브르트니에르 신부님, 도리 신부님, 볼리외 신부님 등
새남터, 서소문 등 수많은 순교자들의 시신을 군관들의 눈을 피해 정성스럽게 수습하여
왜고개 등에 안장하며 당시 마을 사람들과 교우들 사이에서 '토비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해요.
조선에 박해가 끝난 1888년, 블랑 주교님(조선교구 제 7대 교구장)의 명으로 박순집은
순교자들의 유해가 묻혀 있는 곳과 그 간, 순교자들의 행적을 교회 법정에서 증언하게 됩니다.
이 증언들을 모은 것이 ‘병인사적 박순집 증언록(丙寅事跡朴順集證言錄)’으로 남겨지게 되요.
여기에는 153명의 순교자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고, 이 증언록은 현재 절두산 순교자 기념관에 소장되어 있어 절두산 순교성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답니다.
이후, 그는 인천 지역으로 넘어가 평신도 지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그리고... 그의 슬하에 있는 자녀 중 셋째 딸인 ‘황월’은
한국의 첫 수도회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에 입회하게 되고 조선의 첫 수도자로 봉헌됩니다.
이 수녀님이 바로 우리 한국의 첫 수도자이자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의 첫 조선 수도자인 박황월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님이시지요.
저희는 성소자 자매들과 함께
박황월 수녀님의 아버지이시며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박순집 베드로님께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무수히 걸으셨을 그 길을 걸으며,
오늘 이 땅의 순교와 십자가의 신비를 증언할 용기와 힘을 가슴에 품는
뜻깊은 순례를 했답니다.
2024-09-11